성형 ‘전·후 사진’ 모자이크 처리도 초상권 침해

입력 2011.10.17 (07:23)

수정 2011.10.17 (16:20)

<앵커 멘트>

성형 수술이 잘 됐다며 환자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수술 전후를 비교한 사진광고들 많이 보셨을텐데요.

사진의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했더라도 초상권 침해를 배상해야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황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년 전, 쌍꺼풀을 만든 29살 김 모 씨는 수술 전후 의사가 찍었던 사진에 아직도 신경이 쓰입니다.

인터넷이나 잡지에 나돌아 주변사람에게 성형 사실이 알려질 지도 모른다는 걱정때문입니다.

<녹취> 김 모 씨(쌍꺼풀 수술) : “수술 경과 때문이라면 제가 직접 집에서 찍어도 되고 병원에서 찍을 이유가 없죠”

연기자 지망생인 22살 변 모 씨는 실제로 이런 일을 당했습니다.

코를 성형해준 의사가 수술이 잘됐다며, 인터넷 이곳저곳에 사진을 올린 겁니다.

항의하는 변씨에게 의사는 사과는 커녕, 눈 부위를 모자이크 처리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맞섰습니다.

결국, 법정까지 와 버린 두 사람, 법원은 변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모자이크 처리로 변 씨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의사가 변 씨에게 3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인터뷰> 부종식(변호사) : “개인의 초상권이 상당히 중시되는 경향이 있고, 피해자가 장차 연예계 진출했을 때 받을 손해, 이미지 손상을 감안한 판결입니다”

환자 허락없이 성형 전후 사진을 광고에 쓴 경우 초상권 침해를 인정했던 기존 판결에서 한발 더 나간 겁니다.

법원이 초상권 침해에 잇따라 적극적인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성형외과 개원의들의 나쁜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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