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수철 감독 장례, 고요함 속 진행

입력 2011.10.19 (20:36)

장례 첫날, 고(故) 이수철 감독의 빈소는 고요했다.

19일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 2층 1호실에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뜬 故 이수철 감독의 빈소가 차려졌다.

3일장으로 치러지는 고인의 장례 첫날, 유가족들과 상주 상무의 구단 관계자들이 빈소를 지켰다.

아직 조문객들이 찾지 않아 한산한 빈소에는 천주교식 연도(천주교에서 고인에게 드리는 기도) 소리가 낮게 울렸다.

지방에서 고교 축구 선수로 뛰는 상주 광민(18) 군이 지방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아 유가족들은 간간이 찾는 조문객도 받지 않고 있었다.

고인은 1996년부터 상주 상무에서 코지 직을 맡아 오다 2010년 시즌 후반기에 전임 이강조 감독으로부터 감독대행직을 물려받고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감독직을 수행했다.

그는 올 시즌 시작부터 팀을 의욕적으로 지도해 초반 좋은 성적을 냈지만 감독직 수행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지난 5월, K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군무원 신분인 이 감독은 당시 승부 조작에 연루된 소속팀 선수의 부모에게 '선수가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털어놓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는 혐의로 군 검찰에 구속 기소됐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협박 사실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고 실제로 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감독은 그러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검찰은 형량이 적다며 항소했다.

고인은 이후 집에서 칩거하다가 항소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구단 측은 밝혔다.

고인과 친밀했던 상무 구단 관계자는 "이 감독은 아주 집념이 강한 사람인데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에게서 지도를 받았다가 승부 조작에 연루돼 징계 중인 한 선수는 이날 빈소를 찾아 "형처럼 잘 대해주신 분인데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정말 안타깝다"며 눈물을 훔쳤다.

발인은 21일 오전 6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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