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요즘 대학들이 수시모집 서류를 한창 평가하고 있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각자 살아온 삶이 다 다를텐데... 진로, 포부, 겸험이 붕어빵인 자기 소개서가 쏟아집니다.
유광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의 자기소개서.
'왼쪽 발등이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지만, 포기하지 말라는 관장님의 조언으로 힘을 얻었다는 내용입니다.
같은 학교 출신의 다른 학생이 다른 대학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거의 똑같습니다.
대학 졸업 뒤 스포츠 기업에 취직해, 브랜드 마케팅을 전공하고 광고, 홍보 업무를 하겠다는 진로도 같습니다.
<인터뷰> 이민주(순천향대 입학사정관) : "그런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이나 향후계획이 저렇게 유사하다는 것은 모사라고 판단이 됩니다."
목표가 없었던 자신에게 꿈을 갖도록 격려해줬다는 이 명언도 지역이 서로 다른 수험생 5명이 똑같이 적어냈습니다.
어떤 학생이 자문을 구한다며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자기소개서를 베껴쓴 것입니다.
입시컨설팅업체에서 수백 명 학생들을 대신해 써주는 자기소개서도 정형화된 틀을 만들어 냅니다.
<인터뷰> 자기소개서 대행업체 관계자 : "학생들이 가진 기본요소를 상황에 맞게 변형시키지만, 결과적으로 핵심적인 것은 중첩이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대학교육협의회가 지금까지 대학간 비교를 통해 찾아낸 표절 의심 자기소개서는 전체의 4%인 4천 7백여 건, 각 대학들은 유사도가 높거나 고의성이 심각한 자기소개서를 쓴 학생들은 전형에서 탈락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