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내 돈은 한 푼도 안 들이고, 빚으로만 회사를 인수한 뒤 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가짜 정보를 흘려 주가를 조작해 투자금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채 빚을 내 회사를 인수한 뒤, 거액의 회삿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회삿돈 3백5억 원을 횡령하고, 회사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모 업체 전·현직 대표 44살 원모 씨와 34살 이모 씨 등 3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인수할 회사 명의로 사채를 빌린 뒤 이 돈으로 회사를 사들였습니다.
원 씨 등은 지난 2008년 코스닥에 상장된 한 반도체 관련 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3백억여 원의 사채를 끌어왔습니다.
인수가 마무리되자 유령회사 계좌로 돈을 보내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여러 차례 빼돌린 뒤, 이 돈을 사채 빚을 갚는 데 썼습니다.
또, 인수 대금 회수가 마무리된 뒤에는 가짜 정보를 시장에 공시해, 투자자가 몰리자 자사주를 대량 처분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복잡한 금융 기법으로 회삿돈과 투자금만 챙기는 일종의 기업사냥꾼으로 회계법인과 금융당국의 감사도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