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에 주가 조작까지…‘기업 사냥꾼’ 적발

입력 2011.10.20 (22:09)

<앵커 멘트>

사채 빚을 내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한 뒤 횡령과 주가 조작을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횡령한 돈이 무려 3백억 원이 넘는데 허위 공시를 믿고 투자한 개미 투자자들만 손해를 봤습니다.

김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북 음성에 있는 한 금연초 생산 공장입니다.

코스닥에 상장된 이 기업은 연매출 3백억 원이 넘는다고 공시돼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생산라인이 전부 멈춰있습니다.

<녹취> 공장 담당자 : "2010년 2월까지 생산하고 특별히 생산하지 않았어요."

2년 이상 물건을 생산한 적이 거의 없는데도 이 회사의 주식은 주당 1,100원에서 4,500원까지 올랐습니다.

지난 2009년 사채 빚으로 회사를 인수한 34살 이모 씨 등이 주가를 올리기 위해 매출과 해외 투자 등 없는 실적을 허위로 공시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들이 주식을 되파는 것을 막기 위해 주가 조작도 일삼았습니다.

직원은 물론 후배 대학생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최고가에 주식을 사고 팔면서 주가를 올린 겁니다.

<녹취>피해 대학생 (음성변조) : "통장 개설하면 용돈 5만원 씩 준다 그래서 다같이 가서 통장 개설해주고 도장도 주고.."

이 회사의 전 대표인 44살 원모 씨 역시 지난 2008년 사채 빚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회삿돈을 횡령해 빚을 갚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회사를 인수한 이들이 빼돌린 돈은 305억 원.

모두 개미 투자자들의 투자금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 감사도 적발해 내지 못했고, 기술보증기금에서는 오히려 27억 원을 대출해주기까지 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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