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총회가 경남 창원에서 폐막했습니다.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열렸죠.
'사막화'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는데요.
먼저 급속한 사막화가 진행중인 곳이죠. 황사의 발원지. 중국 쿠부치 사막을 원종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반도에서 제일 가까운 사막, 쿠부치 사막은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황사의 발원지입니다.
모래 바람에 식물이 버티기 힘든 불모지입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양들이 풀을 뜯던 초원은 거대한 모래 산이 됐습니다.
중국은 이처럼 전 국토의 27%가 사막화됐습니다.
사막에 밀려 사람들이 살아갈 땅은 좁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궈이산(네이멍구 주민) : "집 집마다 양들을 방목하다 보니까 이곳이 사막화됐습니다."
전 세계 사막화 지역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제일 심각합니다.
중국의 사막화 지역을 복구하는데만 약 3백 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지구 육지 면적의 1/3이 이미 사막화에 직면한 가운데, 해마다 남한 면적의 60%인 6백만ha가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텐위안펑(네이멍구 교사) : "사막이 확장되면 농경지와 삶의 터전이 줄어듭니다. 사막화는 전 세계가 직면한 보편적인 문제입니다."
그러나 사막화 방지 노력은 더뎌 2030년이면 11억 명이 피해를 볼 것이란 경고가 나옵니다.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서 KBS 뉴스 원종진입니다.
<앵커 멘트>
일제 강점기, 6.25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국토 역시 황폐했습니다.
그 후 40년 동안 나무 110억 그루를 심었고 녹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토지가 황폐화된 현장. 허솔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랭지 배추밭에 크고 작은 돌무더기가 널려 있습니다.
배추밭인지 돌밭인지 모를 정도.
밭 한 가운데는 거대한 기반암이 노출돼 있습니다.
나무가 사라지고 20년 동안 계속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땅 위로 드러난 것입니다.
지면 높이가 바로 옆 숲보다 50cm 이상 낮아졌고 밭 아래쪽 사방댐은 흘러내린 토사로 가득 찼습니다.
<인터뷰> 태백국유림관리소 : "(황폐화로)계속 비료나 농약을 쳐야 식물이 살 수 있어 토양오염이 심해지는 악순환"
고운 단풍이 무색한 잿빛.
개간한 밭이었지만, 30년간 방치되다 보니 잡풀과 쓰레기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등산객 : "삭막해서 시야적으로도 그렇고 별로 느낌이 안좋은데요."
마른 흙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7년 전 심은 전나무도 자라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복원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인터뷰>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 "정상적이라면 어른 허리쯤 이상 올라와야죠 나무들이 크지 못하고 성장이 불량하죠"
황폐지와 개간지를 포함한 전국의 '미입목지'는 19만 헥타르, 전체 산림의 3% 수준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북한, 계단식 농지 개간 등으로 전체 산림의 30% 이상이 이미 황폐화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김석권 박사 : "북한의 황폐화된 지역을 보게 되면 과거 우리의 60~70년대를 보는 것처럼 황폐화 진행되고 있죠"
'사막화' 직전 단계인 '토지 황폐화'가 대책없이 방치된다면 한반도 역시 사막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