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황폐화’ 남의 일 아니다…사막화 우려

입력 2011.10.22 (07:57)

<앵커 멘트>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심각한 산지 황폐화를 겪었던 우리나라는, 이후 110억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녹화 선진국에 진입했는데요.

하지만 사막화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토지 황폐화 현장을 허솔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랭지 배추밭에 크고 작은 돌무더기가 널려 있습니다.

배추밭인지 돌밭인지 모를 정도.

밭 한 가운데는 거대한 기반암이 노출돼 있습니다.

나무가 사라지고 20년 동안 계속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땅 위로 드러난 것입니다.

지면 높이가 바로 옆 숲보다 50cm 이상 낮아졌고 밭 아래쪽 사방댐은 흘러내린 토사로 가득 찼습니다.

<인터뷰> 태백국유림관리소 : "(황폐화로)계속 비료나 농약을 쳐야 식물이 살 수 있어 토양오염이 심해지는 악순환"

고운 단풍이 무색한 잿빛.

개간한 밭이었지만, 30년간 방치되다 보니 잡풀과 쓰레기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등산객 : "삭막해서 시야적으로도 그렇고 별로 느낌이 안좋은데요."

마른 흙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7년 전 심은 전나무도 자라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복원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인터뷰>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 "정상적이라면 어른 허리쯤 이상 올라와야죠 나무들이 크지 못하고 성장이 불량하죠"

황폐지와 개간지를 포함한 전국의 '미입목지'는 19만 헥타르, 전체 산림의 3% 수준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북한, 계단식 농지 개간 등으로 전체 산림의 30% 이상이 이미 황폐화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김석권(박사) : "북한의 황폐화된 지역을 보게 되면 과거 우리의 60~70년대를 보는 것처럼 황폐화 진행되고 있죠"

'사막화' 직전 단계인 '토지 황폐화'가 대책없이 방치된다면 한반도 역시 사막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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