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밤 인천 남동구의 한 병원 장레식장 앞에서 조직 폭력원들 사이에 유혈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던 시민들은 영화에서나 봄직한 흉기와 각목을 휘두르는 조폭들간의 살벌한 싸움에 가슴을 졸이며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경찰은 출동 초기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기만 하다 뒤늦게 유혈사태가 벌어진 뒤에야 마지못해 검거에 나서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경찰이 출동한 시간은 밤 10시 40분 범인 검거에 나선 시간이 다음날 새벽 0시 45분이라고 하니 2시간 가까이 치안 공백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찰법 제3조는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보호와 범죄의 예방 진압 수사 교통 단속 등을 경찰의 임무로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화급히 출동한 경찰이 조폭들의 위세에 멈칫 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해서는 안될 말입니다.
설사 그렇게 봐준다 해도 왜 당장 윗선에 연락해 병력 증강을 요청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는지 미흡한 초동 대처의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할 것입니다. 경찰 총수가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사건 경위를 알았다는 것은 축소 허위 보고가 이뤄졌다는 것으로 경찰내의 조직기강이 허물어질 대로 허물어 졌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경찰청 분석에 따르면 9월 현재 경찰이 감시하는 조직 폭력배는 전국적으로 220개 조직 5451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난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으로 일시 수그러드는 가했던 조직폭력 범죄는 재건축 철거 사채업 기획부동산 등 영역을 바꿔 암약하고 있습니다. 경찰 고위 간부들이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이나 청장의 장관급 격상 등 염불 보다는 잿밥에 더 눈이 가 있는 탓에 이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경찰은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일이 일어난 지난 주 금요일은 공교롭게도 경찰의 날로 민중의 지팡이가 되겠다는 다짐을 경찰이 새롭게 한 날이었습니다. 경찰은 앞으로 조폭들에겐 인권을 생각지 않고 총기도 적극 사용할 것이라는 강경 방침을 세웠습니다.경찰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각자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한시도 망각해선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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