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양주는 왠지 세련된 것 같은데 소주는 왠지 투박한 아저씨 술 같다고, 아직도 생각하십니까?
몇년 전 얘기고요. 요즘엔 대접이 바꼈습니다.
먼저 이병도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위하여~~"
직장인들 회식 자리, 최고 인기 술은 단연 소줍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소맥 폭탄주는 흔한 광경이 됐습니다.
<인터뷰>정윤돈(회사원) : "요새 경기가 어렵다보니까 가격이 저렴한 소주를 많이 찾아서 일찍 먹고 가는 분위기로..."
여성들에게도 순해진 소주는 인기입니다.
<인터뷰> 김예진(회사원) : "옛날보다 도수가 낮아져서 양주보다 먹기도 편하고 다음날 머리 아픈 것도 없고, 그래서 친구들하고도 가끔 즐기는 편이에요"
이러다보니 양주를 주로 파는 주점에서도 소주를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습니다.
<녹취>카페 사장 : "소주를 먹고 왔으니까 가격은 알아서 계산해줄테니까 소주를 좀 사다주면 안 되겠냐, 부탁을 많이 하죠. (한 병에) 몇 만원씩 주시는 분도 있고"
대형마트에선 이른바 '소맥잔'이 소주 사은품으로 등장할 정돕니다.
이렇게 소주 애호가 뚜렷해지면서 소주는 판매량이 소폭 는 반면 양주 판매는 해마다 급감하고 있습니다.
<녹취>김태영(이마트 파트장) : "양주의 경우는 고객분들이 구경하는 빈도가 높고 소주의 경우는 쉽사리 카트에 담거나 구매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소주가 싸구려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대표 국민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앵커 멘트>
한국인들의 유별난 소주사랑.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지난 한해 32억 7천 4백만병이 팔렸거든요? 성인 한 명이 1년 동안 84.5병을 마셨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만하면 국민술인데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요?
이윤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우리 그만 끝내 !!"
연인, 동료간 갈등을 소주로 푼다는 이 광고, 한결 부드러워진 맛을 강조합니다.
<녹취> "세상이 부드러워진다~!"
소주는 25도라는 상식을 깨고 업체마다 알코올 도수를 경쟁적으로 낮춘 전략은 '웰빙'과 맞물려 소비층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도수는 낮추되 품질 유지는 필수, 소주 성분의 80%를 차지하는 물맛을 차별화하기 위해 알카리 환원수에 대나무 숯까지 동원했습니다.
<인터뷰> 박동기(소주 공장장) : "지리산 대나무를 1000도에서 구워낸 죽탄입니다. 풍부한 미네랄 성분이 있고 정제 효과가 탁월합니다."
특히 소주의 원액은 위스키와 달리 연속식 증류로 불순물을 제거한 순도 95%의 순수 알코올, 숙취 없는 깨끗한 술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독한 술과 약한 술, 양극단으로 갈리는 주류 시장에서 소주는 중간대 도수로는 거의 유일합니다.
그만큼 틈새시장이 넓다는 얘깁니다.
전 세계 60여 개 나라로 팔리고 있습니다.
<녹취> "(우리나라 대표하는 술은?) 소주 !! tasty ~ 맛있어요!!"
<인터뷰> 이원정(소주 공장 주류연구팀) : "보드카와 소주는 비슷한 술인데 보드카는 고급, 소주는 저가 이미지로 국내 판매에 치중하고 있다는 게 문젭니다."
한국의 술, 소주를 세계 시장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고급화 전략이 업계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