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약 처방 잘못’ 의사에 억대 배상 판결

<앵커 멘트>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때 젊은 전통 무용수 2명이 현지 문화 공연을 떠났다가 말라리아에 감염돼 숨진 안타까운 일 기억하십니까?

잘못 처방된 예방약 때문에 말라리아에 걸린 걸로 드러났었는데, 의사에게 거액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황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먼 이국 땅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빛냈던 젊음이들...

40여 명의 공연단원 가운데 누구보다 열연을 펼쳤던 故 김수연 씨와 故 고은주 씨가 귀국 후 한달 만에 차례로 숨졌습니다.

방문국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에서 열대열 말라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보건 당국의 조사 결과였습니다.

두 사람이 복용한 말라리아 예방약은 '클로로퀸', 그러나 이 약은 나이지리아에서 창궐하는 말라리아에는 이미 내성이 생겨 효과가 없었습니다.

<녹취>이효순(故 김수연 씨 어머니) : "내성이 없는 약을 먹었기 때문에 건강하고 씩씩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딸이… 휴… "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당시 문제의 예방약을 처방한 의사의 책임을 물어 각각 1억 2천 5백만원과 1억 7백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사전에 해외방문지역에 나이지리아가 포함된 사실을 알렸는데도, 의사가 처방을 잘못한 과실이 있다며 30%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나이지리아 등을 방문할 때는 클로로퀸 대신 말라론이나 매플로퀸을 처방해야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원은 그러나 유족들이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병원과 국가를 상대로 낸 청구는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기각했습니다.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