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부산저축은행의 비리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9조 원대에 이른다는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이른바 박태규 리스트는 실체가 없다는 게 검찰의 결론입니다.
김건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검찰이 8개월에 걸친 수사로 밝혀낸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비리 규모는 사상 최대인 9조 원대에 이릅니다.
불법대출이 6조 3백억 원, 분식회계가 3조 원을 차지하는데, 그룹의 총자산 9조 9천억 원에 육박하는 액수입니다.
검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1조 원대의 환수 가능한 재산도 찾아냈습니다.
대주주가 감춰둔 재산 6백억여 원과 특수목적법인 소유의 8천7백억 원 상당 부동산 등인데 전액 피해 보상에 쓰이게 됩니다.
하지만 2만여 명의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최재경(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 "대주주 경영진 은닉재산 에스피시 책임재산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구속자 42명 등 모두 76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정관계 로비 수사는 한계를 보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검찰은 특히, 브로커 박태규 씨가 마당발인 것은 맞지만 만남 자체를 범죄와 바로 연결할 수 없다며 이른바 '박태규 리스트'의 실체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같은 검찰 수사 와중에도 일부 저축은행은 수백억 원을 부당 대출하고, 한 은행장은 3백억 원을 차명 대출받는 등 극에 달한 도덕적 해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