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탈세’ 통한 편법증여…갈수록 지능화

<앵커 멘트>

중견 기업, 부호들 사이에서 아주 못된 유행이 번지고 있습니다.

해외로 소득을 빼돌려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상속하는 수법입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말레이시아 라부안, 카리브해의 버진아일랜드...

소득이나 상속, 증여에 세금이 거의 없는 조세피난첩니다.

<인터뷰>라부안 신탁회사 관계자 : "아프리카 필리핀...어느 곳에서 소득을 가져와도 소득세는 3%나 2만 링깃 (7백만 원)만 받아요!"

한 전자부품업체 사주는 이런 조세피난처를 편법 상속에 이용했습니다.

버진아일랜드에 펀드를 설립한 뒤 해외 법인의 지분 천6백억원 어치를 이 펀드에 싸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펀드 출자자 명의를 아들로 바꿔 회사 경영권을 넘겼습니다.

탈루한 세금은 8백억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유영조(한국세무사회 총무이사) : "국내거래에서의 금융거래 투명성이 강화되다보니까 국제거래에서 조세회피수단을 많이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중견업체 사주는 아예 아들 명의의 유령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유령회사가 해외 공장들을 총괄하는 것처럼 꾸며 해외 소득을 세금없이 챙겼습니다.

<인터뷰>임환수(국세청 조사국장) : "부의 대물림 행태가 점차 국제화되면서 그 수법도 지능화,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올해 일어난 역외탈세 11건을 적발해 2천7백여억 원을 추징했으며, 중견기업과 자산가 등 10여 건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