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멸종위기종의 서식지인 주남저수지 주변에 요즘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죠.
그런데 그 탓에 새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새들의 보금자리를 또 빼앗는 게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함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멸종위기종 30종이 서식하는 겨울 철새의 낙원 주남저수지.
재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이미 겨울을 날 채비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큰 기러기는 머리를 물속에 박고 먹이를 찾느라 여념이 없고, 한켠에선 대백로가 고고한 자태를 뽑냅니다.
외견상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개체수는 예년에 비해 20% 정도 줄었습니다.
특히 지난 2007년엔 8만 마리를 웃돌던 가창오리의 경우, 3년 전부터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주변 농지에 병원과 축사, 공장이 잇따라 신축되면서 먹이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희자 (환경운동연합 국장):"농경지가 잠식되고 있는데, 그렇다 보면 그 주변까지도 철새들이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 경남 창원시가 저수지 주변에 순환도로를 만들고 있어 서식환경 훼손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2km 구간의 공사가 완료됐고 나머지 5.6km 공사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또 저수지 주변에는 주차장 2곳과 곳곳에 관람대가 설치됐습니다.
<인터뷰> 김동주 (창원시청 주남저수지 담당):"찾는 탐방객들을 위해 편의시설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철새들이 사람을 멀리하는 속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 행정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감병만 (환경운동연합 부장):"관광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으자는 건데 결국은 새들을 쫓아내는 효과만 가져오는 거죠."
지방자치단체가 철새의 낙원을 돈벌이로 전락시켜 대거 개발에 나서면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철새의 낙원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뉴스 함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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