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기장인데…” 브라질 옛 화폐로 사기

입력 2011.11.18 (06:46)

<앵커 멘트>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브라질의 옛 화폐로 고가의 물품을 산 뒤 달아난 40대 남자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해외 출장이 잦은 항공사 기장 옷을 입고 다니는 등 범행 수법도 교묘했습니다.

곽선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항공사 기장 차림을 한 남자가 가게 안을 둘러봅니다.

백삼십만 원짜리 옷을 고른 남성은 지갑에서 브라질 화폐를 꺼내 건넵니다.

인터넷으로 환율을 살핀 뒤 거스름돈 40만 원까지 챙겨 택시를 타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 돈은 브라질이 지난 1994년 화폐 개혁을 한 후로는 사용하지 않는 옛 화폐였습니다.

<인터뷰>김성수(피해 업소 대표): "자기가 최근 마지막 비행을 브라질에서 하고 와서 브라질 돈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43살 남모 씨는 지난 2월부터 같은 수법으로 서울시내 상점 14곳을 돌며 옷이나 시계 등 고가의 물품과 거스름돈까지 2천 5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달러나 엔화와 달리 브라질 화폐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을 노렸습니다.

이를위해 필리핀까지 건너가 브라질 구화폐와 항공사 기장 옷을 사오기도 했습니다.

<녹취>남OO(사기 피의자): "외화를 갖고 있으면, 그런 직업 아니면 (잘 안믿으니까)."

남 씨의 범죄 행각은 브라질 화폐를 미심쩍어 한 상점 직원이 인적 사항을 적어달라며 건넨 수첩에 남은 지문으로 들통났습니다.

<인터뷰>유정구(서울 성동서 경제2팀): "외국 돈을 받으면 외환은행이나 인터넷을 통해 실제 통용되고 있는지, 가치가 얼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은 남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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