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노숙인을 꾀어서 섬마을 염전 등에 팔아넘긴 택시기사 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노숙인들은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창고 같은 숙소에 머물며 노예처럼 일했습니다.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의 한 섬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장어잡이 바지선.
노숙 생활을 하다, 이곳에 팔려온 34살 박모 씨는, 비좁은 공간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하며 고기를 잡았습니다.
염전이 있는 또 다른 외딴 섬.
팔려 온 노숙인들이 묵었던 숙소입니다.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고 지저분한 가재도구가 나뒹굽니다.
<녹취> "이게 사람이 사는 집이 가, 이게"
48살 임모 씨 등 택시기사 2명은 직업 소개업자와 짜고 좋은 일자리가 있다며 부산 구포역 일대를 떠돌던 노숙인 2명을 섬으로 유인했습니다.
그리고는 500만 원을 받고 바지선과 염전 업주에게 팔아넘겼습니다.
이곳에서 노숙하다, 섬 지역으로 팔려간 노숙인들은 넉 달 넘게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만두고 싶어도, 외딴 섬이라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병수(부산 북부경찰서 형사과장) : "그 마을에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든지, 아니면 주인이 말썽이 날 우려가 있어 내보내지 않으면 자의로 나올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외딴 섬으로 팔려간 노숙인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