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웃지 못할 진풍경…‘유령집회’ 기승

입력 2011.11.21 (07:10)

<앵커 멘트>

서울지역의 각 경찰서에서는 밤마다 웃지 못할 진풍경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대기업에서 고용한 사람들이 매일밤 길게 줄을 늘어서 유령집회 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11시를 넘은 시각.

경찰서 민원실 앞에 웬 중년남성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집회 신고를 대신 해주는 용역업체 직원들입니다.

<녹취> 집회 신고자 : "우리는 (용역회사에서) 거의 월급받고 왔어요. 233526 일당받고 하는 사람은 몇 사람 없어요."

이들을 고용한 곳은 대부분 유명 대기업들.

회사 앞에서 다른 집회가 열리지 못하도록 집회를 선점하는 겁니다.

<녹취> 경찰 : "솔직히 00회사가 좀 너무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죠. 234239 진짜 이 이야기 제가 했다고 하지는 마세요."

직원 결의대회를 연다고 신고가 접수된 기업체 앞..

실제 집회는 열리지 않습니다.

사측이 열리지도 않는 유령집회를 신고해 온 지 벌써 석 달째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습니다.

사측은 여러 단체의 집회로 영업이나 업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합니다.

<녹취> 회사측 : "아무래도 저희 이미지도 있는 거고. 일단 시끄럽잖아요.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고..."

다른 이들의 정당한 집회 권리를 빼앗고 행정의 낭비까지 부르는 이런 유령집회는 우리나라 전체 집회신고 가운데 무려 90%에 달합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