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 올림픽 준비에 한창인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주려고 ’달인’이 달려갔다.
대한체육회는 개그프로그램 ’달인’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병만 씨를 강사로 초청해 24일 저녁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내 챔피언하우스에서 국가대표 소양교육을 했다.
선수촌에서는 매월 한 차례씩 선수들의 소양교육을 위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외부 강사를 초청하거나 공연 등을 마련하고 있다.
선수촌 관계자는 "방송에서 보여준 늘 열정을 갖고 도전하는 모습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며 김 씨를 강사로 초빙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김 씨의 강연에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수영, 레슬링, 유도, 체조 종목 등의 선수와 지도자 320여 명 중 250여 명이 참석했다. 박종길 선수촌장과 지도위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선수촌 관계자가 "보통 소양교육 때는 절반 정도가 찬다"고 귀띔할 정도로 김 씨의 강연에 대한 선수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김 씨는 ’달인 김병만의 도전과 열정’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선수들과 질의응답도 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90분을 보냈다.
김 씨는 "섭외 전화가 왔을 때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내가 더 영광스럽다"면서 "운동선수들을 좋아한다. 늘 변함없이 한결같고, 의리도 최고다"며 강의 전부터 태극전사들과의 만남에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이날 태극전사들 앞에서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개그맨 꿈을 키워온 시절, 그렇게 원하던 개그맨이 됐지만 ’무대 울렁증’ 탓에 대사 외우는 것이 힘들어 무술 위주의 개그를 했던 일, 그러다 ’너의 연기가 재밌다’면서 무술이 아닌 또 다른 장점을 찾아준 연출자를 만난 사연 등을 진솔하게 들려줬다.
개그맨이 된 뒤 뮤지컬을 하느라 석 달 빠진 적을 제외하고는 12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야기도 해줬다.
선수들은 김 씨가 역경을 이기고 최고 개그맨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들으며 때론 손뼉을 치고 웃다가도 때로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진지한 모습으로 귀담아듣고 마음에 새기려는 듯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김 씨가 먼저 "모든 선수가 정말 하루에 네 번씩 훈련하느냐. 그 이유는 뭐냐"고 물으며 선수들의 일상에 대해 궁금해했다.
’키가 몇이냐’는 한 선수의 짓궂은 질문에는 "158.7㎝다. 인터넷에 다 나온다. 도대체 얼마만큼 작길 원하느냐"고 되물어 다시 한번 웃음꽃이 피게 했다.
김 씨는 강연과 질의응답이 모두 끝나고서는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김 씨는 "나보다 더 땀을 많이 흘리는 이들이다. 내가 배워가는 것이 더 많다"면서 "다만 나는 개그맨의 꿈을 갖고 여기까지 온 과정을 전했다. 선수들이 포기하고 싶을 때 내 이야기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