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숙제 푸는 덴 부담도 따라

입력 2011.11.29 (07:06)

수정 2011.11.29 (07:09)

[김영근 해설위원]

              


 모두가 한결같이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외쳤습니다. 공허한 울림이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만 더 늘었습니다. 지난 1년간 30만명이 늘어서 이제 비정규직 6백만명 시대가 됐습니다. 정부여당이 이번에 공공부문에서 9만여만명을 사실상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것은 늦었지만 참 잘한 일입니다



 정부여당이 내논 비정규직종합대책의 핵심은 관공서 등 공공부문에서 2년이상 일한 근로자 9만 7천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을 바꾸는 겁니다. 정규직에는 못미치지만 상여금도 주고 다른 후생복지도 차별을 안둔다며 정규직 대우라고합니다.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 34만명 가운데 이번에는 30%가 혜택을 봅니다. 사실은 진작 했어야했습니다. 예산부족과 공공부문인원관리 때문이었다지만 현행규정상 2년이상은 본래 그렇게 하도록 돼있습니다. 



  정부의 이번 조처는 우리사회 최대현안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실천적 첫 걸음이라 할 것입니다. 사실 비정규직의 설움이 어떻습니까 ? 정규직의 절반에 못미치는 임금에 더해서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고용불안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그 가정을 나락으로 몰아넣습니다. 청년 비정규직에겐 결혼도 육아도 그저 꿈같은 얘깁니다.



 경제난으로 고용환경은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지난 1년간 정규직 증가율에 비해 비정규직은 6배가 늘었습니다. 반면 소득증가율은 1/5 수준에 그쳐서 빈곤을 넘어 극빈으로 확대재생산됐습니다. 잠재 비정규직은 또 어떻습니까?  50대이상 자영업자가 3백만명을 넘었습니다. 종잣돈을 날릴 위험을 안고 창업대열에 내몰리고있습니다. 일자리에 대한 희망이 없어섭니다. 생계가 불안해지면서 가계빚은 늘어나고 갚을 길도 막연해졌습니다.



 모든 복지에 우선하는 이른바 고용복지는 시대의 화두가 됐습니다. 정략적이해나 선심행정의 차원을 이미 넘었습니다. 이렇게 절박하지만 이번 정부대책엔 아쉽게도 구체성이 미흡합니다. 기존예산으로 한 다는데 돈 안들이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 지, 또 정작 중요한 민간부문의 참여를 이끌어낼 방법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자칫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비정규직문제를 풀어갈 정책의지와 역량을 제대로 보여줘야합니다. 재원마련의 청사진을 밝히고 정책의 우선순위도 재조정해야할 것입니다. 친서민과 공생발전의 틀 속에 생명을 불어넣을 때가 됐습니다.  진정성과 인내를 갖고 이 복잡하고 어려운 숙제를 차근차근 풀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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