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KEPCO 센터진을 이끄는 ‘거미손’ 방신봉(36)이 "시즌 중반 이후에는 가빈의 공격도 잡아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방신봉은 3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서 후배 블로커들 이끌고 3-0 승리를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KEPCO는 3세트 동안 무려 23개의 블로킹을 잡아내 LIG손보(8개)를 높이에서 압도했다.
하경민이 가로막기로만 6점을 올렸고 방신봉과 서재덕이 각각 5개, 안젤코가 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 ’철벽’의 위용을 자랑했다.
특히 3세트에는 무려 10점을 블로킹으로 뽑아 역대 한 세트 최다 블로킹 타이기록을 세웠다.
KEPCO는 남자 프로배구에서 가장 강력한 블로킹 라인을 자랑하는 팀이다.
지난 시즌 세트당 3.037개로 7개 구단 중 1위에 올랐고 올 시즌에도 세트당 3.162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KEPCO는 아마추어 초청팀으로 참가한 프로배구 첫 시즌부터 무려 5시즌 동안 상무신협과 블로킹 최하위를 다투는 팀이었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으로 ’거미손’이란 별명을 들은 방신봉이 2009년 복귀하면서 팀이 확 달라졌다.
KEPCO는 2009~2010시즌 블로킹 5위로 올라서더니 하경민까지 가세한 지난 시즌부터는 가장 강력한 블로킹을 자랑하는 팀이 됐다.
방신봉의 가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EPCO는 신예 선수와 다른 구단에서 트레이드된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해 아직은 완벽한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팀이다.
신춘삼 KEPCO 감독도 "아직 우리는 아마추어에서 진정한 프로로 팀을 재건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 온 프로팀과 대등한 경기를 치러 나가는 데는 ’맏형’ 방신봉의 역할이 크다.
이날 경기에서도 방신봉은 블로킹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실력을 발휘, 13점을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방신봉은 "후배들이 오늘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내가 역할을 해줘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에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나는 뒤에서 세심히 챙기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몸을 낮췄다.
방신봉은 "1라운드 때는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시즌 중반 이후에는 가빈의 스파이크도 잡아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