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세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신적 있습니까? 국가가 지켜주고 있다는 경험을 해보신적 있습니까? 상당수의 사람들이 위기에 처한 순간 119 소방구급대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을 때가 그때라고 대답합니다. 화재가 나서 소방관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제는 일상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다이얼 119를 돌리는 일이 너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러나 119의 주인공 소방관들의 위기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모두가 둔감한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화재현장에서 두 명의 소방관이 숨졌습니다. 불 속에 남아있을 인명을 구하려다 소방관 두 사람이 불 속을 헤쳐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정작 소방관들에게는 돌봐야할 가족이 있었으나 다시는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없게 됐습니다. 자기 가족을 내놓고 남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에게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대가없는 희생과 봉사를 강요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올 한해 화재 현장에서 숨져간 소방관이 벌써 6명이나 됩니다. 해마다 예닐곱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고 3백여 명이 다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망 사고가 났을 때 반짝 관심을 끌 뿐 곧 잊혀지고 맙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소방관들은 하루 2교대 격무에 시달립니다. 이들이 받는 위험수당은 한 달에 5만원, 화재진압 수당 8만원을 합해도 13만원에 불과합니다. 기본급역시 200만원 안팎입니다.
참혹한 현장을 겪는 소방관들에게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소방관들도 40%에 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2008년 이후 자살한 소방관만도 30명 가까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소방관 5명 가운데 1명이 임용된 지 5년 이내에 사표를 낸다고 합니다. 화재 형태도 다양해지고 인명구조의 난이도도 높아가는 현실에서 숙련된 인력이 양성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무너지는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미국의 소방관들, 동일본 대지진 때 목숨을 내걸고 방사능 누출현장으로 들어가는 일본의 소방관들은 모두 존경의 대상입니다. 우리 주위의 소방관들도 바로 그런 이들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진정한 사랑과 응원입니다. 그들에게서 받은 사랑을 그들을 위한 따뜻한 격려로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그들의 가족을 우리 모두가 보듬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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