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등치는 ‘기름 뻥튀기’ 상술

입력 2011.12.07 (07:07)

<앵커 멘트>

기름값 고공행진 때문인지 요즘 석유 판매업체마다 값을 깎아준다, 사은품을 얹어준다, 유혹하고 있습니다만, 알고 보니 얄팍한 상술이었습니다.

서민들이 많이 쓰는 난방용 기름을 판매하면서 정량을 채우지 않는 꼼수로, 잇속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노준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민 가정과 영세업소의 난방연료로 쓰이는 실내 등유.

200리터, 한 드럼을 주문해 봤습니다.

기름을 넣는데, 주유기 앞 부분에 이상한 게 달려 있습니다.

'불법 미터기'입니다.

주유 차량에 표시된 건 200리터.

과연 그럴까?

이 기름통의 86cm 높이까지 차야, 200리터지만, 불법 미터기로 주유량을 조작해 78cm만 채웠습니다.

8cm 차이를 환산해봤더니, 무려 30리터, 4만 원 상당을 빼돌린 것입니다.

업체 측은 '기계 탓'으로 돌립니다.

<녹취> 석유판매업체 관계자: "배달하고 와서 바로 넣으니까 기름이 덜 나온 것 같아요. 기름이 안 나오고 미터기만 돌아간 거죠."

또 다른 석유판매업체도 눈속임으로 20리터를 덜 넣었습니다.

각 가정마다, 기름통 규격이 제각각인데다, 서민들이 한 드럼의 양을 정확하게 모른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설치가 의무화된 기름 역류방지 장치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서용문(석유 일반 판매소협회 총무): "급유 중에는 언제든지 차량 클러치만 밟아도 기름을 회수할 수 있는 거죠. 기름통에 기름 하나도 안 넣고도 미터기만 200리터 넣은 걸로 맞출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업체들은 만 5천 원을 깎아준다, 5리터를 더 준다, 사은품까지 얹어준다고 유혹합니다.

고유가시대, 일부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이, 가뜩이나 겨울나기가 힘겨운 서민들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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