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내년 경제정책 선 안정 후 성장

입력 2011.12.13 (07:11)

수정 2011.12.13 (13:50)

[정필모 해설위원]

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내놨습니다. 핵심은 ‘경제활력 제고와 서민생활 안정’입니다. 내수부양을 통해 경제 둔화를 막고 생활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겁니다.

나라 안팎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두 가지 목표를 조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자칫 정책수단 간에 충돌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정부가 내놓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살펴보겠습니다. 전망치는 3.7%입니다. 다른 기관이나 민간연구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높게 잡았던 과거와는 대조적입니다.

정책 당국의 현실인식이 그만큼 냉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나라 안팎의 내년 경제환경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밖으로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안이 최대 위협 요인입니다.

안으로는 가계부채가 가장 큰 복병입니다. 자칫 수출 둔화는 물론 내수 위축까지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물가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망하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입니다.

올해 예상치 4%보다 낮은 수칩니다.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둔화로 공급과 수요 측면 모두 물가 상승압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만큼 물가 부담이 덜어질지는 불투명합니다. 경기 위축 우려 때문에 낮은 금리로 풀린 돈이 문젭니다. 여전히 인상 압력이 높은 공공요금도 물가관리에 부담입니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목표 달성을 위한 당국의 정책수단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 둔화로 세수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금리는 더욱 진퇴양난입니다.

올리자니 가계의 빚 부담이 늘고, 내리자니 물가가 부담입니다. 환율 역시 마찬가집니다. 오르면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내리면 수출이 위축됩니다.

경제정책은 선택의 문제라고 합니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스스로 낮춰 잡았습니다.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성장보다는 안정에 두겠다는 뜻입니다.

섣부른 성장정책으로 안정을 해치느니, 안정정책으로 체질을 개선한 뒤 후일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겁니다.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기 쉬운 섣부른 경기 부양압력에도 정부의 정책의지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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