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허위 기부’ 가짜 영수증 발급

<앵 커멘트>

종교단체에 기부금을 내면 근로소득의 10%까지 연말정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데요,

기부금 액수를 부풀린 가짜 영수증 수백 장을 발급해 준 사찰 주지가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허위 영수증을 발급받은 대다수는 공무원이었습니다.

우동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 동구의 한 도심 사찰입니다.

이 사찰 주지 김 모씨는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신도들에게 연말정산용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준 혐의로 최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김 씨로부터 영수증을 발급받은 사람은 모두 560여 명.

영수증 총액은 15억 3천만 원, 이들이 포탈한 세금은 2억 5천만 원에 이릅니다.

특히, 이 가운데 450여 명은 현직 경찰관을 비롯해 구청, 도청 등에 근무하는 공무원이었고, 대구국세청 직원 1명도 포함됐습니다.

<녹취>김00(사찰 주지): "만 원, 이만 원 불전 함에 넣어 놓고 300만 원짜리 (영수증) 끊어 달라고 줄을 서 있거든요. 공무원들이... 경찰들이..."

일부 공무원은 기부금을 내지도 않고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동료들의 영수증까지 챙겨가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세금 포탈 행각은 특정 사찰에서 기부금 영수증이 집중 신고된 사실이 국세청 전산망에 걸리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세무당국은 연말정산 시기를 앞두고 이 같은 허위 기부금 영수증 제출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동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