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 상술에 개인정보 무방비 노출

<앵커 멘트>

나도 모르는 사이 개인정보가 유출돼 범죄에까지 악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엔 업체 간 과열경쟁 탓에 제대로 된 신원확인 절차 없이 고객을 가입시킨 통신사의 상술도 한몫했습니다.

김재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영업자 김 모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전화가 불법대출 광고에 사용됐다며 경찰서에 출두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누군가가 김씨의 명의를 도용해 불법대출 전화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화 개통 당시 가입 서류에는 가짜 서명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고 신분증 사본도 누군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흐릿했습니다.

<녹취> 김00(피해자): "아무나 신청이 될 수밖에 더 있냐고, 또 이 사람 명의로 신분증을 몇 개를 복사해서 몇 대를 만들 수 있냐니까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또 다른 경쟁 통신업체도 개인 정보를 도용해 자사의 신규 전화 서비스에 본인 동의 없이 가입시켜 가입자 수를 늘리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녹취>최00(피해자): "2만 원씩 자주 빠져나가서 확인해보니까 저희 어머니 이름을 그런 식으로 도용해서 했다는 게 정말 기분이 나빴죠."

통신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각 업체가 개인 정보에 대한 확인 절차 없이 가입자 모으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겁니다.

<녹취>통신업체 관계자: "경쟁은 사업자 간에 하고 있는데 유치는 많이 하면 좋으니까 신규로 가입을 했겠죠. 그게 도용이 됐든지 안 됐든지..."

통신업체의 상술에 개인 정보가 무방비로 줄줄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재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