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이 대학 총학생회 ‘장악’…회비 빼돌려

입력 2012.01.04 (22:02)

<앵커 멘트>

전남에 있는 한 대학의 총학생회를 조직 폭력배들이 8년째 장악하면서 학생회비 10억 원을 빼돌려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조직원을 총학생회장으로 당선시킨 뒤, 축제 행사비 등을 빼돌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백미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광양의 한 대학 총학생회 사무실입니다.

이 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8년 동안 광양의 한 폭력조직이 장악했습니다.

지난 2004년 폭력조직 두목 37살 김모 씨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이후부터입니다.

총학생회장이 된 김씨는, MT나 축제 운영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학생회비를 빼돌렸습니다.

졸업한 뒤에는 조직원을 학생회장에 당선시킨 뒤 학생회비를 상납받았습니다.

<인터뷰> 이동옥(전남 광양경찰서 강력팀장) : "여러 사람이 출마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자기들이 내세운 후보 빼놓고 협박을 해서 못 나오게 합니다. 단독출마를 합니다."

조폭 총학생회가 8년 동안 빼돌린 돈만 약 10억 원, 이 가운데 4억 원이 두목 김씨 통장으로 입금됐습니다.

학교 측은 그러나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도 지금 당황스럽고요, 아주 민감한 상황이라…이번 정시가 이렇게 가면 저희 학교는 정말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학생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녹취>재학생(음성변조) : "이제 졸업반인데 취업도 해야 하는데 그런 소문나는 게 걱정되기도 하고…."

경찰은 조폭 두목 김씨 등 9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조폭들이 대학 총학생회를 새로운 자금줄로 삼은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다른 대학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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