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국가 안보와 군인 생명을 담보로, 전투기를 엉터리로 정비해온 업체들이 적발됐습니다.
교체하지도 않은 부품을 교체한 것처럼 군 당국을 속여, 4년 동안 250억 원 넘게 챙겼습니다.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전,해군 링스헬기 2대가 사흘 간격으로 추락해 4명이 숨졌습니다.
부실 정비 탓이었습니다.
<녹취> "링스헬기 정비를 맡은 민간 업체가 5년간 엉터리 정비를 해오다 들통 났습니다."
전투기 정비 업체들도 엉터리였습니다.
공군 주력 전투기인 KF-16은 암호화된 신호로 교신합니다.
송수신 과정에서 주파수를 조절하는 '다운컨버터'를 반드시 거쳐야합니다.
한 전투기 정비업체는 결함이 생기면 교신 자체가 안될 수 있는 다운컨버터를 4년 넘게 새 것으로 교체하지 않았는데도, 교체한 것처럼 조작했습니다.
F-4 전투기의 시동을 걸 때 쓰이는 발전장비, 'AC 파워 박스'도 서류 상으로만 새 것으로 교체됐습니다.
<녹취> 무기 전문가 : "(결함이 생기면) 시동이 안걸리는거죠. 그냥...전시에 긴급상황에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죠."
업체 6곳이 이렇게 정비할 때 교체한 것처럼 꾸민 부품이 무려 3만 3천여 개, 2백50억원이 넘는 돈을 부당하게 챙겼습니다.
감사원은 업체 대표 5명을 고발하고, 뇌물 5천만 원을 받은 공군 군수사령부 담당자 1명을 파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4년 동안 업체들에게 속아 돈만 지급해온 군은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재발 방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