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이상 조짐…봄꽃 전국 동시 개화

입력 2012.05.23 (07:03)

수정 2012.05.23 (17:21)

<앵커 멘트>

봄꽃은 보통 남부에서 피기 시작해 중부지방으로 올라왔지만 올해는 전국에서 거의 동시에 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달 들어 초여름 같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나타난 생태계의 이상 조짐입니다.

김성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만 마리의 벌들이 꿀을 모으느라 분주히 움직입니다.

아까시 꿀을 따와 벌집에 채우고 있습니다.

보통 때는 이곳 경북지역에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 다음달 초까지 꿀을 계속 모았지만 올해는 벌써 막바지 단계입니다.

올해는 전국에서 거의 동시에 아까시 꽃이 피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홍주(양봉업) : "예년에 비하면 1주 내지 2주 가까이 채취 기간이 짧아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까시의 개화시기가 예년과 비슷했던 2007년의 경우 5월 초 경남 하동부터 꿀을 채취해 6월 초엔 강원도 양구까지 올라갔지만, 올해는 하동과 양구의 개화시기가 거의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아까시 꿀 생산량이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까지 늦추위가 이어진 뒤 하순부터는 고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근본 이유입니다.

아까시나무뿐 아니라 대부분의 봄꽃이 핀 기간도 크게 줄었습니다.

목련과 벚꽃이 피었던 기간은 예년 평균 17일에서 9일과 8일로 줄어드는 등 개화기간이 평균 49%나 단축됐습니다.

개화기간이 갑자기 짧아지면서 꽃가루를 옮기는 이 같은 벌과 나비 등도 안정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꽃에서 곤충, 새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주면서 결국 생태계 전체에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유근옥(박사/국립산림과학원) : "지구 온난화의 완만한 변화보다는 급속한 변화가 생태계에 큰 충격을 줘서 교란을 가중시킬 수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중부지방의 온난화가 남부지방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어 향후 생태계가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급변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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