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고객 돈을 빼돌려 물쓰듯 쓴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비리 행각이 또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번엔 수십억을 호가하는 고가 미술품에 금괴, 이른바 '관봉 돈다발'까지 등장했는데, 검찰 수사의 칼날, 이제 정관계를 향하고있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의 유명화가 앤디 워홀의 '플라워'입니다.
시가 25억에 달하는 은행 자산이지만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은 개인 대출을 받는데 이를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김 회장이 이런 식으로 빼돌린 그림은 박수근,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 12점, 95억 원 상당에 이릅니다.
로비를 하는데도 고가의 그림이 동원됐습니다.
김 회장은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에게 금감원 감사 무마를 청탁하며, 각각 시가 3억원을 웃도는 도상봉 화백의 '라일락'과 이중섭 화백의 '가족'을 건넸습니다.
<녹취>박건욱(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 검사): "'라일락'이라는 작품입니다.구입가로 3억 2천만원 상당입니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로비용으로 줬습니다."
또 시가 3억 6천만원 상당의 1킬로그램 짜리 금괴 6개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700억원대 횡령과 배임혐의가 드러난 김 회장은 검찰 수사 직전엔 회삿돈 200억원을 이른바 '관봉' 형태의 돈다발로 인출해 밀항을 시도하는 대담함을 보였습니다.
이같은 비리 행각을 통해 4개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빼돌린 고객 돈은 모두 1,179억 원,
불법대출 규모는 1조 3천억 원에 육박합니다.
그러나 환수된 재산은 전체 불법 규모의 20% 정도인 3천3백억 원뿐입니다.
저축은행 대주주 4명 등 모두 11명을 구속기소한 합수단은 앞으로 이들이 빼돌린 돈의 행방 등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히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