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해설위원]
졸속의혹이 제기됐던 공군 차기전투기사업이 국제입찰을 다시 시작하게됐습니다.
업체들의 입찰제안서를 받아봤더니 한글번역본이 대부분 빠져서 그렇다고 합니다.
무려 9조원어치 무기를 팔겠다면서 수십권 영문제안서만 내놨다는 건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요 ?
차기 전투기사업은 앞으로 수십년간 우리 하늘을 지킬 공군 주력기를 바꾸는 대단히 중요한 국가안보에 직결된 사안입니다.
전투기가격에 향후 운용유지비용까지 더하면 20조원을 넘을거라고합니다.
지금 주력기종인 F-15 전투기도 도입이후 부품과 정비 비용 등으로 10조원이상 더 들었습니다.
무기는 일단 들여오면 추가비용이 두고두고 발생해 폐기할 때까지 안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차기전투기처럼 세트로 구성되는 체계무기는 그 치명적 효과를 고려하면 지극히 신중해야합니다.
지금 입찰희망업체는 세 군데로 미국 록히드와 보잉, 유럽의 유로파이터사입니다.
주변열강과의 전력균형상 첨단 스텔스 기능이 강조된 록히드 제품이 부각되고있지만 비싼 가격 등이 문제입니다.
세 회사 제품 저마다 장단점이 있어서 기종선정은 결국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냐에 달려있습니다.
한미동맹의 성격상 미군무기체계와의 연계와 호환성을 고려하면 미국산, 그것도 미국정부가 요구하는 무기체계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선정할 때마다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특수 관계인 미군과의 연합작전능력 향상이 그 이유입니다.
세계 두 번째 무기수입국가인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입무기의 70%이상을 미국에서 들여왔습니다.
우리 군의 무기체계 전반이 수십년간 미국에 구조적으로 쏠려온 때문이지만 구매자로서의 권리는 상대적으로 크게 제한받았습니다.
기술이전은 커녕 부품이 고장나도 해체조차 못하는 그런 경우까지 요구받았습니다.
유럽 등 일부나라에선 무기도입의 댓가로 기술이전을 받아서 독자적 무기체계를 발전시킨 경험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차기전투기 선정의 최우선 기준은 당연히 기술이전쪽에 둬야합니다.
기술이전이 제대로 안된다면 우리의 독자적인 무기체계 확립은 영원히 요원한 꿈에 불과합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꼼꼼하게 따지고 들여다봐서 얻어내야할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한쪽의 일방의존이 아니라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상호 호혜적 평등관계에서 더욱 굳건해집니다.
차기전투기사업은 정권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70년대 박정희 시대 이후 염원인 자주국방의 관점에서 고려되고 결정돼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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