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차례나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을 제패했던 비너스 윌리엄스(58위·미국)가 올해 대회에서는 첫 판에서 무너졌다.
윌리엄스는 25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2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1천606만 파운드·약 290억원) 첫날 여자단식 1회전에서 엘레나 베스니나(79위·러시아)에게 0-2(1-6, 3-6)로 져 탈락했다.
2000년과 2001년, 2005년, 2007년, 2008년 윔블던 챔피언인 윌리엄스가 이 대회 1회전에서 패한 것은 1997년 이후 15년 만이다.
2008년 윔블던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윌리엄스는 지난해 US오픈과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2회전 벽을 넘지 못하는 등 내림세가 뚜렷하다.
2011년 1월 호주오픈 경기 도중 골반 부위를 다친 윌리엄스는 이후 다른 부상이 겹치는 악재를 만나 지난해 투어 이상급 대회에는 네 차례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올해 나온 5개 대회에서도 8강 벽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1980년생인 윌리엄스는 그러나 정상 탈환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실망할 이유가 없다. 어떤 선수들은 부상에서 복귀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지만 나는 이렇게 복귀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내일 해가 뜨면 나에게 또 다른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런던 올림픽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게 됐다.
한편 남녀 프로테니스 세계 랭킹 1위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는 1회전을 가볍게 통과했다.
조코비치는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38위·스페인)를 3-0(6-3, 6-3, 6-1)으로 물리쳤고 샤라포바는 아나스타샤 로디오노바(133위·호주)를 2-0(6-2, 6-3)으로 제압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도 알베르트 라모스(43위·스페인)를 3-0(6-1, 6-1, 6-1)으로 완파하고 이 대회 7번째 우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페더러가 올해 우승하면 피트 샘프러스(미국)가 보유한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2010년 이 대회 남자단식에서 니콜라 마위(71위·프랑스)를 상대로 무려 11시간5분의 혈투를 벌여 '마라톤 맨'이라는 별명을 얻은 존 이스너(10위·미국)는 알레한드로 팔라(73위·콜롬비아)와 3시간12분의 접전 끝에 2-3(4-6, 7-6<7>, 6-3, 6<7>-7, 5-7)으로 져 탈락했다.
2년 전 이스너에 패한 마위는 파올로 로렌치(86위·이탈리아)와의 1회전에서 4세트까지 2-2(6-3, 5-7, 6<3>-7, 7-5)로 맞선 가운데 일몰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4세트까지 걸린 시간만 3시간6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