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에 버금가는 성적을 남기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손연재는 11일(현지시간)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끝난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111.475점을 받아 5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을 딴 류보 차르카시나(벨라루스)와의 점수 차는 0.225점에 불과했다.
약점으로 지적돼 온 곤봉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한 탓에 아쉽게 동메달 획득이 불발됐으나 손연재는 세계 정상급 선수로 도약하면서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특히 올해 다섯 차례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에서 개인종합 톱 10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손연재는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리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러시아와 과거 동구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이번 대회의 최대 성과다.
이 종목 최강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카나에바와 다리아 드미트리에바가 금·은메달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동메달을 어느 선수가 차지할 것인가가 이날의 관전 포인트였다.
예선 성적 3~6위로 결선에 올라온 알리야 가라예바(아제르바이잔), 실비야 미테바(불가리아), 차르카시나 그리고 손연재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후프와 볼에 강점을 보인 손연재는 예선과 마찬가지로 두 종목 연기를 흠잡을 데 없이 마치며 중간 순위 3위를 달렸다.
미테바가 두 종목에서 모두 27점대에 그치면서 동메달 경쟁에서 일찌감치 떨어져 나갔고 치열한 삼파전이 전개됐다.
그러나 손연재는 곤봉에서 전날에 이어 또 실수를 범해 두 선수와의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공중에서 낙하하는 곤봉을 모두 놓친 손연재는 26.750점에 그친 반면 차르카시나와 가라예바는 각각 손연재보다 0.8점 가까이 높은 27점대를 받아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손연재는 리본에서 역전을 노렸으나 변별력이 크지 않은 리본에서 경쟁자들도 좋은 점수를 얻어내면서 순위는 차르카시나, 가라예바, 손연재 순으로 굳어졌다.
손연재는 결선에서 메달보다는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치는 데 주력했으나 박빙의 차이로 승부가 갈리면서 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아쉬움을 당분간 간직하게 됐다.
그렇지만 1년 반 동안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 센터에서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하며 세계 순위를 30위권에서 일약 5위까지 올린 자신감을 바탕으로 4년 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