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현존하는 목조 건축물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국보 67호 구례 화엄사 각황전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방염처리가 돼 있어 불은 초기 진화됐는데요.
이 방염처리 아니었다면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의 악몽이 재현될 뻔했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2월, 홧김에 저지른 방화 한 번에 국보 1호 숭례문이 처참히 무너집니다.
어제 새벽 국보 67호 구례 화엄사 각황전에 시도된 또 다른 방화 사건.
각황전에 한 남성이 들어가고 문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습니다.
하지만, 10초도 안 돼 불길이 스스로 잦아듭니다.
<인터뷰> 우승(스님/최초 목격자) : "법당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나무타는 냄새와 휘발성 냄새가 나서 뒤쪽으로 가보니까 불이 조금 남아 있어서 부처님 청소 올린 물로 (진화했습니다.)"
쉽게 불이 꺼진 것은 건물 전체에 처리된 방염 물질 때문.
목재로 지어진 각황전의 표면에는 이렇게 쉽게 불이 붙지 않는 방염물질이 발라져 있어 대형 화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조성래(문화재청 안전기준과 사무관) : "방염제를 도포하게 되면 특정성분으로 된 액체가 있어서 그게 화재확산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숭례문이 4시간 만에 허무하게 무너진 것도 방염 처리가 되지 않아서였지만, 현재까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164곳 가운데 44%는 단청에 생기는 백화 현상 등을 이유로 방염처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단청에 사용할 수 있는 방염제도 지난 8월에서야 승인이 나 내년에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문화적 가치가 높은 국보급 문화재가 한순간의 불길로 사라질 수 있는 만큼, 방염처리와 함께 화재예방 시스템 정비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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