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통 소싸움 대회가 ‘불법 도박장’ 전락

입력 2012.10.06 (07:53)

<앵커 멘트>

120년 전통의 전국 단위 소싸움 대회에서 한 판에 수천만 원하는 불법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낮에 시민들 앞에서 불법 도박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없습니다.

이대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진주 소싸움 경기장.

소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경기장 한쪽에 백여 명의 남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로 돈이 오갑니다.

이른바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몰이꾼들은 배당률을 부르며 베팅을 유도합니다.

<녹취> "3배! 3대! 3배로 줄게."

한 사람이 걸 수 있는 돈은 최소 십만 원 이상이고, 무한대로도 걸 수 있어 한판에 수천만 원이 오갑니다.

<녹취> 도박꾼 : "(제일 적게 걸면 얼마 걸 수 있어요?) 제일 적게 하면 10만 원 정도, 그 위로는 (얼마든지) 상관없고..."

특히 이긴 소를 예측하고 돈을 거는 단순한 방식인데다 현장에서 돈을 바로 주기 때문에 도박의 유혹에 쉽게 빠져듭니다.

전문 꾼들은 전국을 돌며 도박판을 벌이고 소싸움 구경을 왔던 농민들까지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여름에) 막노동해도 3만 원 밖도 못 버는데 이렇게 벌면 됐지 뭐."

베팅액이 크다 보니 한판에 수백만 원씩 잃는 일도 예사입니다.

<녹취> "에이 앉은 자리에서 150만 원 버렸네. (뭐 150만 원이나 잃었어?)"

전국적으로 소싸움 대회는 모두 10곳,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음성적인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낮에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불법 도박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단속해야 하는 경찰과 지자체는 손만 놓고 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그거는 어쩔 수 없는 게 우리가 잡지 못해. 현장을 잡아야 되는데, (도박하는) 사람도 너무 많고 행사도 하는데..."

한판의 요행수를 노리는 도박꾼들 때문에 민속 고유의 소싸움 대회가 도박장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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