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보편복지’의 명암…국방↓·‘의원 예산’↑

입력 2013.01.02 (21:12)

수정 2013.01.02 (22:08)

<앵커 멘트>

올해 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복지예산이 지난해보다 2조원정도 늘었다는 겁니다.

무상보육1조4천억원 반값등록금5천2백억원 등이 증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의료급여 예산이 삭감돼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에 문제가 생길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승복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부가 매일 먹는 약 봉지만 한아름입니다.

별다른 수입없이 한 달 약값만 수십만 원이지만 다행히 부부의 의료비는 정부가 내줍니다.

<녹취> 서영길(77살/의료급여 1종) : "수급자가 안되면 그냥 죽는거죠/ 약을 먹어야 사는데 약을 안먹으니까 죽는거 아녜요? "

이런 의료급여 대상자는 현재 156만 명.

그런데 이런 환자들이 앞으로 병원에서 눈칫밥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국회가 무상보육 등과 관련한 복지 예산을 8천억원 가량 늘리면서 의료급여 예산을 2천8백억 원, 건강보험 국고지원분은 3천2백억 원을 삭감했기 때문입니다.

의료급여 예산이 줄어들면 정부가 병원에 제 때 돈을 못주게 되고, 결국 외상으로 환자를 보는 병원들이 진료를 기피하거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편적 복지의 확대가 필요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복지 예산을 삭감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문진영(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 교수) : "기존의 재원 안에서 정치적 공약으로 복지를 확대하다 보니까 정치적으로 힘이 없고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저소득층의 복지를 희생하게 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건강보험 국고 보조금 역시 대폭 삭감됨으로써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앵커 멘트>

새해 예산안에서 삭감폭이 두드러진 또 다른 분야는 방위력 개선 사업입니다.

차기 전투기 사업 예산이 천3백억원 줄고 K2 전차사업 예산은 5백 97억원 깎이는 등 모두 4천억원이 국회 예산 심의에서 삭감됐습니다.

반면 국회의원들의 처우 관련 예산과 지역구 예산은 올해도 어김없이 늘어났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여야는 대통령 선거전 과정에서 하나같이 국방 태세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당선인) : "안보부터 확실히 챙기겠습니다."

<녹취> 문재인(민주통합당 전 대선 후보) : "확고한 대북 억지 전력을 확보하겠다."

그러나 정작 여야가 합의 처리한 새해 예산안에서 방위력 개선 사업 예산은 4천억 원이 삭감됐습니다.

전체 국방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년 만에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국회의원 처우 관련 예산은 심의 과정에서 19억 원이 늘었습니다.

정부안에 없던 항목도 신설해 본회의장 모니터 교체에 2억3천만 원, 의원들의 스포츠 친선교류에 1억 원, 국회 본관 충무공 동상 교체 1억 원이 각각 배정됐습니다.

실세 중진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여전해 여야 원내대표의 경우 지역구 예산이 각각 2백 7억원과 백 15억원 증액됐습니다.

<녹취> 국회의원 보좌관 : "예산 따오는 걸로 지역구민들이 의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서로 과열되는 양상이 없잖아 있습니다."

예결위 상설화 등이 대책으로 제시돼왔지만 아직도 검토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녹취> 홍금애(법률소비자연맹 정책실장) : "예결위 올라가서 50배 100배 부풀려지거나 감액 됐을 때 어떤 기준도 없다는 게 큰 문제다."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규모를 축소하겠다던 의원 연금 예산도 지난해와 같은 128억 원이 고스란히 통과됐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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