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학원 버스에 학생들 등교버스까지, 가짜 석유 문제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지 오랜데요..
한해 유통되는 가짜 석유의 규모가 660만 킬로리터, 3톤짜리 유조차로 무려 220만대 분량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해마다 1조원이 넘는 세금이 탈루된다고 합니다.
먼저, 그 실태를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캄캄한 밤, 고속도로 갓길에 유조차 두 대가 나란히 서있습니다.
한 남자가 바쁘게 유조차 위를 넘나듭니다.
즉석에서 원료를 섞어 가짜 석유를 만드는 이른바 '차치기' 현장입니다.
대낮 학교 주차장의 이 유조차...
등하교 버스에 가짜석유를 주유중입니다.
단속반이 나타나자 기사는 허둥지둥 주유기를 빼냅니다.
이처럼 가짜 석유를 불법 제조, 판매, 주유하는 현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탈루된 세금이 2011년엔 1조 700억원이 넘고, 지난 해엔 상반기에만 약 4천 7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경유에 등유를 섞는 가짜 경유를 기준으로 볼 때, 1리터당 평균 200원 가까운 세금이 탈루된 셈입니다.
<인터뷰> 강승철(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 "면세유 등 불법,탈법으로 거래되는 양을 포함하면 탈세 규모는 훨씬 더 크다..."
가짜 석유는 이처럼 지하 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전국의 석유 거래를 전산화하는 시스템 도입이 추진돼왔지만, 이마저도 관련 예산이 대거 삭감돼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앵커 멘트>
문제는 가짜 석유만이 아닙니다.
우리 경제 규모는 연 1,200조 원인데, 드러나지 않는 지하 경제 규모는 최소 200조원, 즉, 우리 경제의 약 20% 크기에서, 최대 350조원, 약 30% 크기까지 추정되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의 공약에 맞춰 국세청도 이 숨어있는 거대 세원 포착에 착수할 계획인데요,
얼마나 더 걷을 수 있을지 이재환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류 운송 차량이 상가가 밀집지로 들어갑니다.
술을 배달한 곳은 노래방, 단속요원이 들이닥치자 노래방 주인은 오히려 큰소립니다.
<녹취> "(술) 다 찾아보세요. 다!"
노래방 냉장고에서 맥주 캔이 발견됩니다.
체육시설인 스크린 골프장 창고에도 온통 술입니다.
<녹취> 주류 도매협회 관계자 : "거기는 정상적으로 물건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도매업계에서는 줄 수가 없습 니다. 그렇기 때문에 100% 무자룝니다."
세금을 내지 않는 지하경제, 현재 GDP의 약 20~30%인 지하경제 규모를 미국과 비슷한 9% 정도로 줄인다면 최소 7조 원에서 22조 원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문제는 현금 거래입니다.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해 설립된 금융 정보 분석원, FIU는 천만 원 이상 현금거래 자료를 금융기관으로부터 넘겨받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돋보기를 국세청도 함께 보길 원하고 있습니다.
고액 현금거래만 추적해도 최소 1~2조 원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재진(조세연구원 선임연구원) : "전 세계적으로 FIU 정보를 공유하는 게 추셉니다. 지하경제를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안창남(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 "납세자의 사생활까지 침범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과도한 과세관청의 권한 행사는 적절하게 통제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숨어있는 지하 경제를 어떻게 끌어낼지 당국의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