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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발사 실패와 수 차례의 일정 연기 끝에 나로호(KSLV-I)가 오는 30일 다시 발사대에 설 예정이다.
당국은 일단 지난해 11월 29일 발사 직전 문제를 일으켰던 전기 계통을 모두 손 봤고 발사예정일 전후 날씨도 나쁘지 않아 이번만큼은 기술적 문제나 일정 차질 없이 무난히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열린 나로호 3차 발사 관리위원회는 기술적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이달 30일을 발사예정일로,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를 발사예비일로 설정했다.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는 1단(하단·액체엔진)과 2단(상단·고체엔진)으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1단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2단은 항공우주연구원이 각각 만들었다.
나로호는 지난 2009년 8월 처음 발사됐으나, 위성 덮개(페어링)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나로과학위성을 제 궤도에 올려놓는데 실패했다.
2010년 6월 2차 발사에서도 137초만에 지상국과의 통신이 두절됐다. 비행종단시스템(FTS) 오작동에 따른 고체연료 폭발, 1단계 산화제 누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번의 실패 이후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마지막' 기회인 세 번째 발사를 앞두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우선 1차 때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실패의 원인이 된 페어링(위성덮개)의 경우 2차 발사 전 10차례의 실제 분리 시험과 400회에 걸친 단위 부품 및 시스템 시험을 통해 문제를 개선했다.
2차 발사 실패 이후 추가 조치로 페어링 분리에 사용되는 기폭장치도 보다 안전한 저전압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 3·5·8월에 진행된 저전압 페어링 분리시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차 실패 원인 조사에서 고체 연료 폭발 원인으로 추정된 비행종단시스템(FTS)은 아예 떼어버렸다. FTS는 비행 궤적이 바뀌는 만일의 상황에서 민가 피해 등을 막기 위한 자폭 장치이지만, FTS를 제거해도 사실상 안전에 거의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만반의 준비를 갖춰 지난해 10월 26일 3차 발사에 나섰지만 발사를 4~5시간 앞두고 준비 과정에서 뜻밖에도 링 모양의 고무 실(Seal) 부품이 나로호의 발목을 잡았다. 연료·헬륨 공급을 위한 발사체-발사대 연결부위의 기체 밀봉용 실이 찢어진 것인데, 연료·헬륨을 받아들이는 발사체의 '어댑터 블록' 부품이 헬륨가스 공급 과정에서 접합부와 분리되면서 틈이 생기고 실도 파손된 것으로 사후 조사 결과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29일 두 번째 발사 시도에서는 발사 예정 시각을 불과 16분여 앞두고 과전류 문제로 카운트 다운이 중단됐다. 분석 결과 추력방향제어기(TVC) 내부에서 발생한 과도한 전류는 TVC를 구동하는 유압모터 제어기 고장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고장 원인은 제어기 내부 축전기의 합선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연구원은 유압모터 제어기를 새 제품으로 교체하고 나로호 상단부의 전원분배장치까지 바꿨다.
'수명 논란'의 대상이었던 상단부 킥모터(고체연료)의 성능 테스트도 마친 상태다. 현재 상단부에 들어있는 킥모터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돼 시험용으로 떼어놓은 표준모터(SM)를 대상으로 지난 8일 연소 시험을 진행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발사가 이뤄져도 날씨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기온이 영하 10℃~영상 35℃ 사이라면 발사가 가능한데, 남쪽에 위치한 고흥 나로우주센터 지역의 경우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강풍이 불거나 비·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만 아니면 발사가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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