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없는 병동 실현…간병의 짐 더나?

입력 2013.01.18 (06:15)

수정 2013.01.18 (10:37)

<앵커 멘트>

집안에 환자 1명이 입원하게 되면 온 가족이 생계를 마다하고 간병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 나라는 인구 천 명당 간호사 수가 OECD 평균 9.3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간병이 온전히 보호자 몫으로 떠넘겨지기 때문입니다.

간병인 비용이 터무니 없이 비싼 만큼 서울시가 이에 대한 돌파구로 '보호자 없는 병동'을 만들었는데요, 과연 의료현실에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곽혜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환자와 보호자들이 뒤섞인 병원 입원실...

이 70대 할아버지는 자기 몸 추스리기도 힘겨운 할머니의 간병을 받고 있습니다.

한 달에 200만 원이나 하는 간병인 비용을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환자 보호자: "화장실 가기도 힘들어요. 가려고 하면 또 부르고 또 부르고..내가 죽을 지경.."

서울시가 이런 현실을 개선하겠다며 '보호자 없는 병동' 실현에 나섰습니다.

간호사 1명이 7명의 환자를 전담하면서, 개인 위생과 식사까지 직접 챙겨줍니다.

<인터뷰> 환자: "혼자 살다 보니 돌봐줄 사람이 없었는데 다 해 주니까 안심돼요"

간호사 한 명이 평균 스무 명의 환자를 돌봐야 했던 근무환경도 개선됐습니다.

<인터뷰> 간호사: "환자 1명 1명 세심하게 신경써 줄 수 있어서 좋고 애정이 생기기도 하고요. 뿌듯하죠."

하지만 이런 '보호자 없는 병동'에 꾸려진 병상은 올해까지 180병상이고, 내년까지 하더라도 230병상이 차려질 예정입니다.

전체 입원 환자의 1% 가량만이 간병의 짐을 덜 수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소아와 산모, 정신질환자, 장기 재활환자 등 정작 간병서비스가 절실한 환자들은 아직 대상이 아닙니다.

제도를 확대하기 위해선 비용도 큰 문제입니다.

<인터뷰> 전문가: "간병비를 직접 병원에서 지급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 의료 급여에 간병을 끌어안아서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간병인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려면, 최소 2조 4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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