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정부 사업에 지자체 ‘빚더미’

입력 2013.01.22 (12:28)

수정 2013.01.22 (12:58)

<앵커 멘트>

정부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추진했던 사업에 선정돼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자치단체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습니다.

예산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가 슬그머니 발을 뺐기 때문입니다

주먹구구식 정부 사업의 부작용, 황정환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무 것도 없이 공터로 놀고 있는 이 땅은 부여군이 노인복합단지를 짓기 위해 사놓은 곳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이곳 30만 제곱미터의 터에 노인 요양원과 병원 등이 이미 들어서 있어야 하지만, 몇 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평섭(마을 주민) : "지금 몇 년째 지지부진하고 되지도 않고 해서 동네에서 불만이 많아요.지금."

사업이 처음 시작된 건 2007년 5월.

매년 100억원 이상 5년간 예산을 지원해 다양한 노인 복지시설을 갖춘 고령화 사회의 모델을 만들겠다며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사업에 뽑히면서부터입니다.

정부 발표를 믿고 전국에서 65개 시.군이 응모를 했고 1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부여를 포함해 4곳이 선정됐습니다.

이후 부여군은 빚까지 얻어 219억 원을 투입해 즉시 사업 부지를 마련했지만 정작 정부 예산은 한 푼도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정권 교체시기와 맞물려 정책의 방향이 고령화에서 저출산 쪽으로 변경되자 1년여 만에 사업이 흐지부지 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부여군은 진퇴양난입니다.

<인터뷰> 이두한(부여군 사회복지과장) : "다시 원위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기 때문에 저희도 재정여건이 어렵지만 이걸 연차적으로 해서 해결을 해보려고.."

이문제에 보건복지부는 말끝을 흐립니다.

<인터뷰>보건복지부 관계자 : "5개년 시범사업으로는 돼 있지만, 중간에 그런 과정에 의해서 결국은 종료된 사업이죠."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주먹구구식 정책 추진이 가뜩이나 열악한 자치단체의 재정난만 가중시켰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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