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부진에 시달리는 프로축구 FC서울이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20일 대구FC와의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후반 중반에 선보인 스리백(3-back) 전술이 대표적이다.
서울은 좌우 수비수에 김치우, 차두리, 중앙 수비수에 김진규, 김주영을 배치하는 포백(4-back) 수비라인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3-0으로 앞선 후반 17분 측면 미드필더 고요한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한태유를 투입했다.
한태유는 김진규, 김주영과 함께 스리백을 형성해 전체 전열은 3-4-3으로 돌변했다.
전술의 기본 틀을 뒤집는 파격으로 비쳤다.
서울이 지난 시즌 4-3-3 또는 4-2-3-1 포메이션에 집착했고 올 시즌에는 4-4-2를 즐겨 썼기 때문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스리백 전환이 '변칙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좌우 날개가 수비에 가담할 때 스리백은 포백보다 수비수의 수가 한 명 많은 까닭에 수비적인 전형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최 감독은 자신의 스리백을 '공격형'으로 규정했다.
최 감독은 "서울에는 '공격형 3-4-3'에 적합한 선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측면 수비수인 김치우, 차두리 등의 공격성향을 더 자극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김진규, 김주영이 이루는 중앙 수비진에 한태유까지 가세하면서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기대하던 효과가 나왔다.
서울은 후반 37분 차두리가 상대 진영 오른쪽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몰리나가 헤딩골로 연결해 4-0으로 경기를 마쳤다.
아울러 이 구단은 최근 골머리를 앓던 막판 실점도 막았다.
서울은 K리그 클래식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리백의 원래 기능으로 꼽히는 수비 강화에서도 겉으로는 효과를 본 셈이 됐다.
그러나 대구는 리그 최하위를 달리는 약체로 평가된다.
그 상대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변칙 전략의 위력이 실제로 얼마나 위력이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서울은 지난 시즌 거의 고정된 라인업으로 승점을 긁어모았다.
다른 구단이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까닭에 올 시즌 초반에 부진했다는 분석을 들었다.
변화를 시도하는 서울이 경쟁하는 강호들의 견제도 뚫을 정도로 능숙한 변칙 작전들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