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본의 한 승려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불교계가 식민통치에 적극 협력했다며 자신의 책을 통해 사죄했습니다.
종교마저도 식민지배의 도구로 활용됐다는 일본 승려의 고백 조태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1895년 10월 8일 새벽 명성황후의 침소로 향하던 일본 낭인 가운데는 승려인 '다케다 한시'도 있었습니다.
승려로서 살생에 가담한 '다케다'는 훗날 식민지 조선의 불교계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릅니다.
개인 차원을 넘어 조직적으로 침탈에 가담했다는 방증입니다.
이후 일본 불교계는 한반도 전역에 170여 개의 사찰과 포교소를 짓고 전쟁 참여 등을 독려했습니다.
당시 한 일본 승려는 포교소의 역할을 "종교인부터 조선인이 일본인화 하는 것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인으로서 일제의 죄상을 밝히는데 앞장서온 승려 이치노헤 쇼코는 문헌과 현지 조사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인터뷰> 이치노헤 쇼코(일본 승려) : "일본 불교계는 식민지 지배하에 있는 한국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을 해체해 남산 기슭으로 옮겨 일본 승려들의 거처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치노헤 쇼코(일본 승려) : "우리들의 참회하는 마음을 한국인들이 부처님의 마음으로 받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책을 발간한 노 승려는 최근 일본의 우경화 바람도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것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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