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사회 취약계층의 주거 복지를 위해 도입된 영구임대아파트가 도심 속 외로운 섬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상당수가 알코올에 의존하는 등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차가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고, 경찰관들이 서둘러 승강기에 오릅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들 것에 실려 나옵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던 61살 이모 씨가 숨진 지 열흘이 지나 발견된 것입니다.
<인터뷰> 송승준(아파트 주민) : "10일 정도 연락이 없고 내 전화도 안 받아서 와서 확인해보니까 문도 안 열리지 휴대폰도 안 되더라고요."
또 우울증을 겪던 80대 노인이 생활고에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습니다.
보다못한 주민 김모 씨는 사건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술 취한 남성이 할머니를 때리려 했다,
한 주민이 지나가는 할머니를 폭행해 경찰이 출동했다 등 열 달 동안 50건이 넘는 사건사고를 기록했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의 75%가 우울증을 겪고 있고, 절반 이상은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지난 해 전국 최초로 광주 지역 10개 영구임대아파트에 정신상담센터를 설치했지만, 상담 인력은 1명씩에 불과합니다.
<인터뷰>이상후(열린마음상담센터 복지사) : "하루 풀로 해봤자 6가구. 안 계시면 찾아가고 또 찾아가고. 휴대전화도 없고.."
전국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세대수는 모두 19만 호.
전문가들은 상담 인프라뿐 아니라 주민들을 상담소로 이끌어내기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