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현충일입니다만 오늘이 더 가슴 아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생을 전쟁의 상흔 속에 살고 오히려 생활고에 시달려야 하는 사람들, 바로 유족들인데요.
보훈 사각지대에 놓인 그들의 삶을 임재성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시 찾아온 유월, 22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평생을 병상에서 살다 간 故김제선 일병!
벌써 30년째 찾아오는 남편의 무덤이지만 박금단 할머니의 슬픔은 그때 그대롭니다.
<녹취> "미안해 나는 살아있어서… 당신이 정말 많이 아파서…"
그러나 홀로된 할머니의 현실은 더욱 혹독합니다.
평생 남편 대신 가족 생계를 책임져왔지만 일흔을 앞둔 오늘도 희망근로를 거를 수 없습니다.
정부 지원금 90만 원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금단(전몰군경 미망인/68세) : "무릎이 붓고 그러는데 내가 생활이 남들처럼 넉넉하지 못하니까 다녀야지…"
조국과 아버지를 바꾸고도 아예 지원을 못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부재로 제대로 배우지도, 배불리 먹지도 못했다는 이 할아버지, 그러나 지난 2001년 법 개정으로 1998년 이후 미망인이 보상금을 받은 경우엔 자녀는 수당을 받을 수 없어 국가의 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창익(6.25 전몰군경 미수당 유자녀) : "어머니들이 생존하면서 연금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할 거 다했다(는게 보훈처의 입장)..."
<인터뷰> 이용자(한국보훈학회장) : "헌신한 당신들을 잊지 않겠다는 사고를 가진 선진국에 비해 우리는 혜택을 주는 것도 선을 긋고…"
이런 미수당 유자녀만 전국적으로 7천여 명에 이르지만 보훈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 정책은 제자립니다.
<녹취> "어떻게 몸을 다쳤는지 관심도 없잖아요. 국민들은…"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