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늘 화제포착은 그 어느 때보다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히 현실인데 무슨 개그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실 거에요.
네, 여러분 혹시 '패기 넘치는 식당' 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인터넷에 사진들이 계속 올라오는데, 이런 겁니다.
"반찬을 남기시면 재활용하겠습니다"
"지나친 음주는...감사합니다."
제가 본 것 중에 압권은요, 이거였어요.
"기다리기 지루하신 분은 주방에 문의하셔서 마늘이나 양파를 까셔도 좋습니다."
노태영 기자, 이렇게 고자세여도 되나요???
<기자 멘트>
식당하면 맛도 맛이지만 손님들에 대한 친절한 서비스가 우선 생각이 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식당들을 그런 고정관념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맛이 없다며 거절하거나, 손님보다는 주인이 우선이라는 패기 넘치는 식당들.
왜 이런 방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별다를 것 없는 모습의 평범한 동네 족발집.
고소하고 야들야들한 족발에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소주 한 잔이 퇴근길 직장인의 발길을 붙드는데요.
<녹취> “여기 냉채족발 하나만 주세요.”
시원한 냉채족발을 주문했더니 뜻밖의 답이 돌아옵니다.
<녹취> “족발 드세요, 족발. 맛없는 냉채족발 드시지 말고.”
이보다 정직할 수 없다!
주인의 패기가 마케팅이 되는 순간! 손님들은 웃음이 터집니다.
<녹취> “맛없다는데…”
메뉴판에 적어는 놨지만, 주문은 거부하는데는 사연이 있다는데요.
<인터뷰> 박오근(족발집 사장) : “예. 맛이 없어요. 예전에 한번 해보려고 했다가 만들어봤더니 맛이 너무 없어서 했다가는 맞겠더라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메뉴판에 적혀 있는 또 하나의 독특한 글귀!
<인터뷰> 박오근(족발집 사장) : "(족발에 소울이 어디 있어요?) 제 소울은 족발에 담겨 있어요. 항상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니까 손님들에게 맛없는 족발 팔아서 자존심 상하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점심시간이면 늘 손님이 줄을 잇는다는 한 칼국수집.
그런데 손님들의 눈길이 메뉴판이 아닌 벽으로 향합니다.
손님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주인장이 직접 쓴 톡톡 튀는 문구들!
원빈, 소녀시대가 와도 정기휴일음 엄수한다.
음식을 남기면 반성문을 7장이나 제출해야한다는 등 손님에 대한 배려는 없는 주인장 멋대로 문구입니다.
<인터뷰> 정현호(칼국수집 사장) : “손님이 왕인 것은 옛날 옛적 이야기지. 식당은 주인 마음대로, 식당 선택은 손님 마음대로지.”
주인장이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는 노트 한 권!
<인터뷰> 정현호(칼국수집 사장) : “손님들도 주인에게 할 이야기가 많지만 주인도 손님에게 할 이야기가 많거든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이렇게 적어놨다가 나중에 한가할 때 다 정리해서 붙이곤 하죠.”
<녹취> “정말 재미있어요.”
<녹취> “오면 다 한 번씩 읽어봐요. 글귀 써놓은 것 보면 아주 재치 있고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분 같아요.”
<인터뷰> 정현호(칼국수집 사장) : “이것도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니까 좀 더 즐거운 식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른다는 식당도 있는데요.
<녹취> “오늘은 우주 여행이라는 테마고요. 여러분은 블라인드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여행을 하면서 아주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인터뷰> 유승훈(블라인드 레스토랑 사장) : “시각을 차단한 장애 체험을 하면서 평소에 자신의 눈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도 느끼고요. 눈으로만 보고 급하게 먹었던 식사가 아니라 혀에 바로 닿는 음식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식당 내부는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습니다.
설명이 없다면 숟가락을 집기조차 불가능한데요.
시각을 차단함으로써 후각과 미각을 더욱 예민하게 해,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주인장의 아이디어입니다.
보이질 않으니 우아한 식사예절은 오간데 없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식사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 식당만의 로멘틱한 이벤트도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의 깜짝 프로포즈가 바로 그것인데요.
평소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추억 만들기가 가능합니다.
영업 전부터 떠들썩한 조개구이집. 조회하다 지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활기가 넘치는데요.
<녹취> “이런 신나는 분위기와 열정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기분이 좀 더 좋아졌다는 것을 손님들에게 전달해 드리는 가게가 되기 위해서예요.”
한 주간의 목표를 식당 밖에 내거는 것으로 영업이 시작됩니다.
내부 역시 통통 튀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한데요.
직원들의 누드사진까지 떡하니 붙어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현(조개구이집 사장) : “뭔가 숨기거나 가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서비스하자는 뜻입니다. 저도 신나고 식구(직원)도 신나고, 손님도 신나고 다 신났어요.”
주인이 신나야 더 즐거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인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때때로 펼쳐지는 쇼 타임!
<인터뷰> 이상현(조개구이집 사장) : “날씨가 덥잖아요. 제가 시원한 이벤트를 보여드릴게요. 기대하세요.”
당당하게 위층으로 향하더니 잠시 후 수영복 차림으로 등장합니다.
수영복 차림으로 찾아간 곳은 조개들이 들어있는 수족관.
사람들의 황당한 표정들을 뒤로 하고 물 속으로 뛰어드는데요.
물 속에서 꺼내든 건 메시지가 담긴 가리비 껍데기. 황당하면서도 즐거운 이벤트입니다.
<녹취> “저분이 사장님이에요?”
<녹취> “시원하네요.”
<녹취> “여기는 망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안 망할 것 같아요? 왜요?) 저분이 사장이잖아요.”
<녹취> "말이 필요 없습니다. It’s good!”
<녹취> “지나가는 동네 아저씨인데요, 최고야!”
덕분에 동네 스타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이상현(조개구이집 사장) : “힘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내가 뭔가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합니다. 대한민국 젊은이, 파이팅!”
내가 즐거워야 손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패기는 결국 손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맛을 전해주고 싶은 또 하나의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