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칠게’ 잡이에 갯벌 생태계 시름

입력 2013.06.26 (12:34)

수정 2013.06.26 (13:08)

<앵커 멘트>

갯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게의 한 종류인 칠게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불법 어구를 사용한 싹쓸이 조업 때문인데요.

임종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해안 영종도 갯벌.

썰물에 드러난 갯벌 바닥에 작은 게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모습을 드러냅니다.

칠게입니다.

그런데 갯벌엔 넓게 그물이 펼쳐져 있고 옆에는 플라스틱 관과 양동이로 만든 불법 칠게잡이 어구가 발견됩니다.

양동이 안을 뒤져보니 5센티미터 안팎의 칠게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물에 길이 막힌 칠게가 플라스틱 관속으로 빠지고 미끄러운 관을 따라 양동이로 모이는 겁니다.

오래돼서 쓰지 못하는 어구들은 이렇게 갯벌에 그대로 방치되면서 해양오염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버려진 그물에서는 칠게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해 썩고 있습니다.

어민들이 불법 조업에 나서는 이유는 칠게가 낙지잡이 미끼로 쓰이면서 1kg에 4천 원 정도에 팔리기 때문.

<인터뷰> 정완근(인천시 특별사법경찰관) : "4월부터 6월까지 조업을 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하루에 평균 15~20kg 잡아가는 것으로."

어류와 물새의 먹이인 칠게가 줄면 갯벌 생태계의 균형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유재원(한국연안환경생태연구소장) : "물새의 양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요. 칠게 구멍에 서식하고 있던 생물들도 바로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주로 서해안에서 기승을 부리던 불법 칠게잡이가 최근에는 남해안까지 확대되면서 갯벌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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