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산불 진압 소방관 19명 순직…“진정한 영웅”

입력 2013.07.02 (06:11)

수정 2013.07.02 (06:45)

<앵커 멘트>

살인적인 폭염 속에 미국 서부 지역 40 여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번지는 가운데 애리조나에서는 진화 도중 소방관 19명이 순직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은 진정한 영웅이었다며 애도했습니다.

박영환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특수 소방대 '햣샷'팀 대원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리조나 산불은 연방정부 차원의 총력지원에도 닷새째 번지고 있습니다.

소도시 2곳을 덮쳐 주택 2백 여채를 잿더미로 만든 화마는 세력을 계속 키워 밤새 여의도의 3배를 태웠습니다.

가까스로 몸만 빠져나온 주민 천 여명은 인근 대피소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인터뷰> 척 오버미어(산불 생존자) : "우리 가족은 차로 불길을 뚫고 나왔어요. 불과 몇분 사이에 심각해졌죠. 만일 2-3분 지체했더라면 빠져 나올수 없었을 거예요."

희생된 소방대원들은 마을로 다가오던 불길을 차단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방화선과 탈출로를 개척하던 중이었습니다.

특수 장비를 착용했지만 돌풍으로 불길의 방향이 갑자기 바뀌면서 80년 만에 최악의 참사를 낳았습니다.

<인터뷰>마이크 (현장 지휘관) :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 오다가 계절풍 영향으로 갑자기 방향이 바뀌어 상황이 최악이었어요."

오바마 대통령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 속에 뛰어든 소방대원들을 영웅으로 부르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이번 산불은 폭염으로 건조해진 나무에 낙뢰로 불이 옮겨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미 서부 4개 주에선 40여 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번지고 있습니다.

폭염이 서북부 지역인 오리건주와 워싱턴 주로 확산되는 가운데 노인 사망자가 발생하고, 열사병 환자들이 속출하는 등 미국 서부 주민들은 폭염과 연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LA에서 KBS 뉴스 박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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