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국적 추상화의 거장,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올 해 탄생 백 주년을 맞은 고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 '점화' 시리즈의 탄생 배경을 읽을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토요, 문화의 창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봄내 신문지에 그리던 중에서 나는 나를 발견한다. 내 재산은 오직 '자신(自身)'뿐이었으나 갈수록 막막한 고생이었다..."
1960년대 말, 뉴욕. 한국에서 온 가난한 화가 김환기.
캔버스 살 돈이 없던 그는 집으로 배달된 뉴욕타임스에 매일같이 일기 쓰듯 그림을 그렸습니다.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이 실험은 그의 후기 대표작 '유화 점화' 시리즈 탄생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김환기 탄생 백주년을 기념해 열린 전시에는 김 화백의 종이 작품 60여 점이 한 데 모였습니다.
쓱쓱 그려낸 드로잉에 가까운 작품들에서도 눈부신 색채와 서정성이 빛을 발합니다.
꽃과 식물 덩굴같은 자연 소재들이 젊고 매혹적인 여성의 이미지와 만났습니다.
유려한 곡선과 부드러운 색채는 장식성에 우아함을 더합니다.
19세기 말, 상업미술을 순수미술의 한 장르로 끌어올린 체코 출신의 미술가, '알폰스 무하'의 작품입니다.
<인터뷰> 호정은(전시 기획 큐레이터) : "대량 생산을 통해서 일반인들까지도 작품을 쉽게 접하고, 집에 걸어놓고, 장식예술을 감상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죠."
극도의 장식성으로 무장한 익숙한 화풍의 그림들.
그 속에 숨겨진 역사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