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와 합동분향소에 시민·동문 발길 이어져
학교 주변 주민 "내 아들 같아서 너무 가슴 아파"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여했다가 숨진 충남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의 빈소가 마련된 공주장례식장에는 22일 오전부터 애도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에는 출근길 시민부터 지역 단체장까지 숨진 학생들과 유족을 위로하는 조문객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이었다.
이준원 공주시장, 황명선 논산시장, 김관태 공주경찰서장이 헌화하고 묵념한 뒤 유족을 위로했다.
유족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앞으로 절대 이런 비극이 없었으면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간 것"이라며 "그 뜻을 잘 헤아려 줬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출근하기 전 빈소에 들렀다는 시민 김주영(38)씨는 "공주의 자랑거리 중 하나였던 사대부고 학생들이 이렇게 안타깝게 생을 마감해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공주사대부고 대강당에는 동문과 재학생이 한 손에 국화를 들고 먼저 간 이들의 넋을 기렸다.
교복을 차려입고 정성스럽게 헌화하는 학생들의 뺨 위로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이들은 오랫동안 부둥켜안고 다친 마음을 서로 위로했다.
지난해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한 강모(20·여)씨는 "못해 본 게 더 많은 아이들이라 슬픔이 더 크다"며 "학교와 유족 모두 상심이 클 텐데 어려움을 잘 헤쳐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문 임채영(56)씨는 "숨진 학생들의 38년 선배"라며 "꿈도 제대로 펴보지 못한 후배를 하늘나라로 보냈다는 생각에 선배로서 너무 미안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민도 애도했다.
학교로 향하는 높은 오르막길을 올라 분향소에 들어선 신재호(78) 할머니는 영정 앞에서 수없이 큰절하며 흐느꼈다.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슬픔을 참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떨어트린 채 눈물을 삼켰다.
평생 학교 바로 앞 담 너머에 사셨다는 신 할머니는 "기숙사가 생기기 전 하숙집을 해 학생들과 동고동락했다"며 "부디 좋은 곳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기도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학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5·여)씨는 "내 아들 같아 어제 온종일 울었다"며 "식당에 와서 왁자지껄하며 떠들던 학생 중 한 명일텐데…"라며 눈물을 보였다.
줄 잇는 조문객 속에서도 환한 미소의 영정 속 아들을 바라보는 유족의 눈물샘은 마르지 않았다. 끊어질 듯 이어지며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의 신음에 빈소는 내내 숙연함이 감돌았다.
열일곱 짧은 생을 안타깝게 마감한 학생들의 영결식은 오는 24일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에서 학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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