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천억 원대의 가짜 석유를 만들어 팔아온 업체와 뇌물을 받고 이를 비호해 준 석유관리원 간부와 경찰관, 세무공무원 등 32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김빛이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가 진 저녁, 탱크로리 한 대가 자리를 뜹니다.
충남 서산의 한 석유정제회사에서 만든 가짜석유가 탱크에 가득 실려 있습니다.
이 회사가 전국에 유통한 가짜석유는 검찰이 확인한 것만 5천만 리터, 시가 940억원 어치나 됩니다.
그러나 경찰이나 석유품질관리원 단속에 지난 3년간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단속공무원과 경찰, 세무공무원의 조직적인 비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석유품질관리원 전현직 간부 4명은 가짜석유를 파는 주유소로부터 2천만 원에서 2억 천만 원의 뇌물을 받고 단속정보를 흘렸고, 전현직 경찰관 4명은 최고 천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뒤 수배정보 등을 알려주거나 심지어 가짜 석유 판매 주유소에 거액을 투자하기까지 했습니다.
세무공무원 4명도 정기적으로 수백만 원의 뇌물을 받고 세무 조사를 무마해 줬습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가짜 석유를 유통시킨 일당과 돈을 받고 이를 눈감아준 석유관리원 간부,경찰관 등 32명을 무더기로 적발해 14명을 기소했습니다.
<인터뷰> 한웅재(대전지검 천안지청 부장검사) : "공급업체 유통업체 제조업체가 모두 점조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간에 연결하는 연결고리를 저희가 적발하지 않았으면은 이번에 단속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검찰은 탈루된 세금을 환수하는 절차에 나서는 한편, 가짜 석유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해당 부처에 건의했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