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흠 객원해설위원]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를 거두며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과 함께 안정 다수를 확보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3년은 더 집권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민당의 승리는 통화량 확대와 성장전략 중심의 아베노믹스가 주가, 환율, 수출, 소비지표상의 성과로 이어져 국민 기대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불황극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의 관심은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 입니다. 양국의 새 지도자가 아직까지 만나지 못한 현실 때문입니다. 아베 정권이 선거 결과를 편의적으로 해석하여 전투 병력의 해외파병이 가능해질 집단적 자위권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역사인식과 영유권을 두고 국수주의색채를 강화하거나, 나아가 개헌까지 꾀할 공산이 없지 않습니다. 아마도 아베 총리가 8월 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할지 여부가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물론 아베 총리로서도 최대의 무역상대인 중국,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절실한 한국과의 관계를 경직된 채로 놔두는 것은 큰 부담입니다. 그런 현실이 못마땅한 미국도 의식할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자극을 피하며 관계 개선을 바랄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아베 내각을 향해 발신한 메시지는 원칙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 어두운 과거를 직시해야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아베 총리가 나름의 전기를 맞은 만큼 구체적으로 무엇을 그에게 바라는지 알릴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역사적 진실이라서 보편타당성을 갖는 것, 역사해석의 문제일 수 있어 상대성의 고려가 필요한 것, 국민정서상 민감해서 겉으로 드러나면 운신의 폭이 줄어 상황이 꼬일 수 있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정치처럼 외교도 가능한 것을 찾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