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여름철 생선회나 조개 같은 해산물을 먹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게 바로 비브리오 패혈증인데요.
비브리오 패혈증 균,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면 열이 나고 혈압이 떨어져서 발병 2~3일 안에 치사율이 50%에 이르는 아주 무서운 세균입니다.
사람의 몸은 병원균을 스스로 물리치도록 진화가 돼왔습니다.
하지만 비브리오 패혈증 균은 인류가 생선회를 먹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병원균에 비해서 치사율이 높은데요.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이 세균의 생존 방식을 규명해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브리오 패혈증 균이 인간의 몸 안에 들어가면 장 표면에 있는 '시알산'이라는 영양분을 먹고 삽니다.
국내 연구진이 이 세균이 시알산을 에너지원으로 대사하는 메커니즘을 찾아냈습니다.
핵심은 '난알(NanR)'이라는 이름의 단백질.
세균의 몸 속으로 시알산이 들어오면 '난알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돼 시알산과 결합해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인터뷰> 임종규(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박사과정) : "씨알산을 이용할 때 나오는 중간대사 산물이 단백질과 어떻게 결합하는지 단백질 복합 결합 구조를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따라서 이 단백질만 작동하지 못하게 하면 세균의 성장과 대량 증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세균을 직접 죽이는 기존의 항생제와 달리 에너지 대사 과정을 조절하기 때문에 내성이 없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합니다.
<인터뷰> 최상호(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 "미생물의 생존을 억제한다기보다는 미생물의 생체 밖 배출을 유도하기 때문에 그 미생물이 굳이 내성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거죠"
연구팀은 이번에 밝힌 단백질 복합 구조를 이용하면 다른 식중독 균의 치료제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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